비알코올성 지방간 질환이 있는 환자가 간 섬유화 위험을 낮추려면 건강하지 않은 근육량을 줄여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. 근육의 양과 더불어 근육의 질도 중요하다는 의미다.
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, 간 섬유화 주의해야비알코올성 지방간 질환은 음주와 관계없이 간세포 내 지방이 5% 이상 쌓이는 병이다. 중증도에 따라 단순 지방간과 비알코올 지방간염으로 구분된다. 비만, 당뇨병, 이상지질혈증, 대사증후군 등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으나 아직까지 정확한 병리 기전과 치료방법은 알려져 있지 않다. 전 세계적으로 가장 흔한 만성 간질환으로 지방간 환자가 장기간 간염을 앓으면 간에 흉터가 쌓이는 섬유화가 진행된다. 간 섬유화가 계속 진행되면 간경변을 거쳐 암으로 발전하거나 제2형 당뇨에 따른 심혈관 질환의 위험이 크게 증가한다.
근육의 ‘질’, 간 섬유화 진행에 영향 미쳐2021년 대한간학회의 발표에 따르면, 국내 비알코올성 지방간 질환 전체 인구의 유병률은 약 20~30%로 인구 1,000명 당 연간 약 45명에게 발생하고 있다. 이로 인해 경제·사회적 손실이 매우 큰 바 질병관리청과 국립보건연구원은 비알코올성 지방간 질환 합병증을 조기에 예측 및 진단할 수 있는 과학적 근거 마련을 위해 서울대 생명공학부 김원 교수 연구팀의 코호트 연구를 지원하고 있다.연구팀은 복부 ct 촬영을 통해 환자 292명의 '근육 질 지도'를 만들어 근육의 질을 평가했다. 근육 질 지도는 요추 3번 부위의 ct 촬영 영상에서 근육량 및 근육 내 지방량 측정을 통해 근육의 질을 구분한 지도다. 이를 통해 평가한 결과 건강하지 않은 근육량을 가장 많이 가진 상위 25% 환자들이 하위 25%에 비해 41개월 동안 간 섬유화 진행 위험이 2.8배 높아진 것을 발견했다. 이는 건강하지 않은 근육량이 많은 환자일수록 간 섬유화의 진행 위험이 크게 증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. 그동안 근감소증이 있거나 골격근량이 적은 경우 비알코올성 지방간 질환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었다. 다만 근육의 질이 간 섬유화 진행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근거는 밝혀진 바 없다.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 연구진은 "근육의 질을 평가해 간 섬유화 위험이 높은 환자를 조기에 예측하고 진단할 수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확인했다"라며 "근육의 질이 간 섬유화 진행 여부 결정에 매우 중요한 인자임을 확인한 결과"라고 의의를 전했다. 이번 연구는 소화기내과 분야 국제 학술지 '소화기 약리학 및 치료학(alimentary pharmacology & therapeutics)'에 게재됐다. 국립보건연구원은 "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에서 간경변, 심혈관질환 발생의 주요 원인이 간 섬유화로 진행되는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는 근육에 지방이 쌓여 있는 건강하지 않은 근육량을 줄이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고 이를 위해 식단 조절과 함께 유산소 및 근력운동 병행 등 건강한 생활습관 개선 및 실천이 중요하다"라고 전했다.
식단 조절·운동으로 ‘근육의 질’ 개선해야비알코올 지방간은 에너지 섭취 후 사용하고 남은 잉여 에너지가 지방으로 전환되어 간에 침착되는 질환으로 비알코올성 지방간 발생에 가장 중요한 요소는 총 칼로리 섭취 절대량이다. 특히 근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총 칼로리 섭취 중 탄수화물의 비율이 60% 미만이 되도록 조절해야 한다. 고단백 식단은 비알코올성 지방간 개선에 도움 된다. 무엇보다 질 좋은 근육을 늘리려면 유산소 운동과 더불어 근력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중요하다. 체내 근육량이 체중의 20~35%가 되도록 해야 하는 것이 중요하며, 한 번에 30분 이상, 일주일에 3일 이상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. 한편, 개인의 몸 상태에 따라 적절한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의 비율 및 강도가 다를 수 있으므로 전문가의 조언에 따라 적절하게 관리하면 된다.